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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로

아산 영인산자연휴양림

by 느린바퀴 2007. 5. 19.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라 그런지...날씨는 너무 좋고 일에 집중은 안되고...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달리고 싶은 마음이어서 다시 출발해봤다.

헌데 가다보니 아~ 이런! 교통카드와 예비튜브를 미처 챙기지 않고 그냥 출발을...

그 동안도 무사했는데 설마 오늘 펑크나지는 않겠지 하면서 그냥 천철에 올랐다.

 

평택역까지는 전철로...다른 곳을 갈 때와 마찬가지로 45번국도를 타고 가다가 34번국도로 갈아타고,

아산만방조제까지는 이미 가본 곳이라서 새로운 곳을 보기 위해 철봉교차로에서 지름길을 선택했다.

 

오산 쯤에서는 하늘에 구름 가득하고 안개까지 뿌옇게 있어서 '아~ 오늘도 날씨 꽝!이네' 생각했는데

아산쯤에 이르니 고맙게도 아주 화창하고 구름도 아주 멋지더군. 

 

이미 모내기를 한 논들도 있고

 

모내기하기 위해 모판을 챙기는 분들도 계시고...강아지들은 날 보고 왜 그리 짖어대는지... 

 

새롭게 가보는 지름길. 차들이 쌩쌩~ 달리는 국도보다 차도 적고 주변경관도 아주 좋다.

 

발의 감각을 믿으며 그냥 길따라 달렸더니 제대로 찾아가진다. 요기서 좌회전!

표지판 너머로 보이는 산이 영인산이다. 해발 363.6m이던가...그리 높지 않더군.

 

드디어 영인산휴양림 표지판이 보인다.

 

드디어 영인산휴양림 입구에 도착했다.

 

입구에서부터 매표소까지의 길은 이렇게 포장이 되어 있다. 비가 언제 왔었나 싶다. 괜한  걱정을...^^

공기도 좋고, 새소리도 좋고, 풀냄새와 꽃냄새도 좋고....오르막은 힘들고..^^

 

경사가 급한 구간이 조금 있지만 대체로 무난한, 편안한 산이었다. 초보자도 충분히 갈 만한...

 

자연의 부름에도 응할 겸 들른 곤충전시관이다.

 

저 나비 색 좀 보라. 자연만큼 아름다운 게 또 있을까?

 

매표소에서 혼자 왔냐면서 그냥 올라가란다.^^ 본격적인 임도의 시작.

 

푸근한 산이었다. 자세가 어째 좀... 

 

영광의탑 바로 아래 오르막이다. 무지허니 급한 경사와 바닥에 깔린 우툴두툴한 돌판들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오르기가 너무 힘들더군. 걍 끌었는데 끄는게 더 힘들어... -,.-

 

영광의 탑이란다. 산꼭대기에 굳이 이런 걸 세워야 하는걸까...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탑에서 내려다 본 아산시가지다. 구름이 맘에 들었는데...

 

저기 지나온 길이 보인다. 아산만은 바닷물이 다 빠져서 뻘밭이고 멀리 서해대교도 보이고.

 

MTB코스라는 팻말이 있길래 달려봤다. 짧지만 이쁜 길.

 

어디로 연결되나 하고 산등성이를 타고 가봤다. 역시 무난하더군.

시간이 더 충분했으면 싱글길을 더 헤매며 다니고 싶었는데 어둡기 전에 돌아오기 위해 중간에 포기.

 

논마다 맹꽁이인지 두꺼비인지가 노래하고 있고, 정겨운 풍경이었다. 

 

다시 평택역을 향해 34번국도 진입 중이다.

 

열심히 달리는데 자전거가 자꾸 출렁거린다. 멈춰서서 뒷바퀴에 바람넣고 다시 한참을 달렸는데

갑자기 자전거가 주저앉는다. 헉! 빵꾸다!!

3년전 이때쯤 못이 박혀 펑크가 난 이후 처음으로 펑크났다. 그것도 똑같이 못 때문에.

 

절대 긍정의 힘을 믿으며, 국도변이 아니라 평택역 부근 인도가 있는 곳에서 펑크났음을 감사하며

처음 사서 3년동안 안장가방에 넣고 다니던 펑크패치를 꺼내 때웠다.

바퀴를 도로 끼우고 출발하려 하는데 또 주저앉는다. 다시 분해해서 보니 한 곳이 아니라 두 곳에

구멍이 났다. 아흐~ 한참을 앉아서 씨름하느라 다리가 마비될 뻔 했다. :o)

다음부터는 반드시 예비튜브를 챙겨야지 다짐에 또 다짐한다...

 

펑크때우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되서 전철에서 내다본 하늘은 해넘이가 시작되고 있더군.

쉽게 보지 못한 멋진 해넘이여서 전철문 유리를 통해 찍어봤다.

사진으로 보기는 별로 같지만 좋은 카메라로 찍고 싶은 그런 멋진 해넘이였다.

 

중간에 뒷바퀴에 바람을 넣고 다시 평택역을 향해 열심히 달리는데 갑자기 뒤에서 '안녕하세요'한다.

분명 조금 전까지는 아무도 없었는데 말이다.

깜짝 놀라서 돌아보며 '안녕하세요' 하는데 자전거를 탄 외국인이다.

너무나 정확한 발음의 '안녕하세요' 였다.

그의 일행을 기다리는 동안 잠시 이런저런 수다...아산온천에 다녀온단다.

수리산 가봤냐고 했더니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멋진 산이라고 들어보기만 했다고.

역시 수리산이 유명하더만.^^

일행이 와서 인사한 후 먼저 출발했다.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어느새 스윽~ 옆에서 달리고 있다. 씨익~ 웃음서...넘들은 어찌 그리 빠른지...

어쩔 수 없는 나의 한마디. '전 매우 느려요' 괜찮다고 그것도 좋은거라고...ㅎㅎㅎ

다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같이 달렸다.

평택에서 헤어져 각자 길 가며 언젠가 수리산에서 보자고...

혼자 타고 다니면서 처음으로 자전거 탄 사람 만나서 얘기해 봤다.

오랜만에 남의 나라 말로 얘기하느라 혀가 무지 고생했다. ^^

 

날씨도 좋고, 영인산도 좋고...아주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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