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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로·버스로

소백산 맛보기 산행

by 느린바퀴 2013. 2. 24.

겨울이 시작되자 마자 푸짐하게 내린 눈. 금방이라도 달려가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미루다가 결국 눈산을 밟아보지 못하고 봄이 될 것 같아 갑작스럽게 나선 소백산행. 좀더 서둘렀어야 했는데 아랫자락은 눈이 다 녹았다. 기차에서 내다 보니 도로도 자전거를 타고 먼길을 나서도 될 것 같이 깨끗이 녹아있다. 아담한 소백산역(희방사역)에 도착해 주섬주섬 준비를 하고 시간을 보니 11시다. 혼자 왔냐면서 말을 건네시는 택시기사님의 설명으로 방향을 잘잡아 출발한다. 죽령옛길로 죽령에 올라 연화봉에서 희방사쪽으로 하산하는 것이 1차 목표였지만...걷다 보니 속도가 나질 않는다. 뭐...느긋하게 갈 수 있는 곳까지만 마음 편히 가는거지. 결국 제2연화봉(1,357m)을 지나 한참을 더 가다가 아무래도 시간이 어정쩡한 듯하여 되돌아 온 길로 하산. 약 6시간 동안 대략 13km 정도를 걸은 것 같다. 같은 구간의 되돌이라 아쉽지만 어차피 맛보기 산행이라 칭했으니 이번엔 이 정도로 만족하고, 다음에, 아마도 철쭉 필 때쯤에, 다시  비로봉을 거쳐 비로사쪽으로의 하산을 계획해 본다. 쨍한 파란하늘을 보고 싶었는데  뿌연 하늘이다. 또 멋진 설경을 찍고 싶었지만 그 실력 어디 가겠는가?! 눈도 이미 대부분 녹았고...ㅎㅎ

드디어 걸었다, 죽령옛길. 언젠가 자전거로 달려보리라 생각했었으나 실제 걸어보고 그런 소망은 고이 접어 두기로... ㅎㅎ

추울 것을 대비해 두꺼운 잠바를 입고 갔으나 조금 걸으니 곧 더워온다.


어느 책에서 보니 4월 사과꽃이 필 무렵 희방사역에서 죽령에 이르는 이 옛길이 아주 보기 좋다던데 나중에 다시 와서 보기로 한다. 웬지 사과나무들이 잔뜩 물을 먹은 듯이 보인다. 봄이 가까운게다. 겨울이 저물어 감이 아쉽다.





죽령옛길이 끝나고 만나는 도로에 오르니, 우와~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소백산천문대 때문인가 계속 포장로이다. 웬지 발이 더 피곤하고 속도가 나질 않는다.

더워서 파카를 벗어 배낭에 넣고 방풍잠바로 바꿔 입는다. 바람이 엄청 세지만 춥지는 않다.










나름 아주 멋진 분위기가 나는 구간이었는데...











무궁화호 열차카페 안에 생긴 자전거거치대. 열차승무원분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는데 뭔가 전시행정의 일종 같다. 도난은 책임지지 않는단다. 대부분 몇백만원씩 하는 자전거를 이곳에 세워두고 다른 칸에 가서 마음 편히 앉아 있을 수가 있을까? 차라리 휠체어석처럼 좌석 한 두개를 비워두는 게 훨씬 더 실용적일 듯한 생각이 든다. 승무원분이 그렇게 건의를 해보란다. 휠체어석을 마련한 것도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단다. 4사람이나 더 앉을 수 있는 공간인데 휠체어석은 뭐하러 만드냐고.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이기적인 말이지 않은가. 참으로 갈 길이 먼 듯하다. 휴~

죽령옛길에서 마주오던 어떤 분의 말 때문에 새삼 바라본 등산화. 어느새 낡아버린 등산화. 앞부분이 다 까졌다. '에고~ 신발이 많이 미끄럽겠네~' 아마도 일반화라 여기신 모양이다. 좀 낡았지만 등산화인데...^^;; 하긴 요즘엔 이런 가죽등산화를 신은 사람을 거의 못본 거 같다.

가만히 서있다가 참새가 눈 앞으로 낮게 날아가니 열심히 쫓아가던 희방사역 강아지. 계속해서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역 안을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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