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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로

왕송저수지

by 느린바퀴 2018. 3. 17.

하늘이 맑은 금요일. 오랜만에 왕송저수지를 향해 6개월만에 MTB를 타고 나선다. 높은 차체가 무척이나 낯설다. 기어를 올리는데 뭔가 자꾸 풀리는 느낌이다. '아하~ 변속레버가 미니벨로와 반대로 작동하는 것이었지.' 인간의 적응력이란 참으로 대단하다. 신호대기로 잠시 멈춰 서있는데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어깨와 무릎이 달달달 요동친다. 순간 중심이 흩어져 넘어지려는 것을 간신히 버틴다. 어느 영화의 대사에 의하면 인간은 상상력이 있기 때문에 두려워한단다. 성경적으로 두려움은 불신앙이며 원수에게서 오는 것이고, 심리학적으로 두려움이나 긴장은 자신의 능력을 믿지 못하는 의심에서 기인한다고 한다...마음을 다잡는다. 

오랜만에 찾은 왕송저수지도 많이 달라졌다. 부곡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때문인지 왕송지로 이어진 도로엔 차들이 아주 많아졌다. 호숫가엔 뉴스에서 본 대로 철로자전거가 설치되어 있고 깔끔한 보행로가 설치되어 있다. 물론 보행로에선 자전거를 타고 지날 수 없다. 도로엔 갓길도 없다. 이런~ 전엔 일하다 머리 식히려 가끔 한반퀴씩 돌곤 했는데 이젠 그러지 못할 것 같다.

 

 

평일인데 철로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여러 대의 철로자전거가 지나간다. 마주서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내가 타고 있는데 누군가 나를 향해 사진을 찍는다면 나도 싫을 것 같으니까. 멀리 있을 때 폰카로 살짝쿵...철로자전거의 요금은 성인은 8000원, 노약자는 5000원이다.

 

 

예전에 이곳은 넓어서 커피차도 있고 가끔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리 막혔다. 뭔가 좀 아쉽다.

 

 

생뚱맞게 웬 인형들이지?

 

 

나무에 새순이 나오는지 푸르게 보인다. 자연은 참으로 위대하다. 겨우내 죽은 것 같다가도 봄이 오면 새순을 내며 생존을 알린다. 우리집 베란다에도 겨우내 말라 죽은 듯 보이던 작은 라이락 화분 두 개에 이파리가 무성하게 돋아나있다. 죽은 줄 알고 물 한 번을 안줬는데 그 마르고 얕은 화분 속에서도 죽지 않고 봄이 되니 새 잎이 나는 것이다. 놀라운 생명력이다.

 

 

돌아서 나오다 보니 길이 낯설다. 생각 없이 달리다가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 되돌아서기 귀찮아 그냥 달린다. 길이 건설 중인 아파트단지 내로 이어지다 결국은 47번국도와 마주친다. 이런~ 아직 통행차량이 많은 복잡한 도로를 타긴 조심스러운데. 하지만 어쩌겠는가 사고는 불안해 할 때 일어나는 경향이 있으니 자신을 믿고 달릴 수밖에. 앞에 있는 고속도로 진입로로 차량이 꼬리를 물고 들어간다. 잠시 멈춰서서 교통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다 뒤에서 오는 차가 없을 때 샤샤삭 통과하고 무사이 귀가. 음~ 장거리 연습을 조금만 더 하면 조만간 먼 길을 나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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