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두바퀴로

용문-속초

by 느린바퀴 2012. 9. 28.

흔히들 속초를 다녀와야 초보딱지를 뗀다고들도 하고, 매년 의례행사처럼 한번씩들 다녀오기도 하고...하지만 저질체력이라 따라나설 생각조차 하지 않던 속초행. 그냥 해보기로 한다.집에서부터 출발해볼까도 했지만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용문역에서 출발하기로 한다. 용문역에서 속초 고속터미널까지 총거리는 145km. 6번과 44번국도를 따라 달리는데 너무 시끄럽다. 그다지 멋진 코스는 아닌 듯...근데 왜들 자주 가는거지? 뭐 그래도 46번국도옛길과 미시령옛길은 좋다. 아쉬운 것은 어둠속에 내려오느라 멋진 설악산의 모습을 보지 못한 것. 나름 훈련을 좀 하고 출발했지만 며칠 전부터 갑자기 체력이 떨어져 페달질이 힘들고 속도가 나질 않는다. 한계교차로를 지나 열심히 페달을 밟는데 싸이클을 타고 지나는 이가 인사하며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는다. '속초요~'라는 내 대답에 말한다. '에구~' 으흐흐 아마도 그렇게 느리게 가서 언제 속초까지 가느냔 뜻?! 한참을 달리다 46번국도옛길에서 되돌아오는 그 싸이클맨을 또 만났다. 아마도 미시령찍고 내려오는 듯. 역시 빠르다. 어쨌든 역시나 미시령 정상에 오르니 이미 사방이 깜깜하다. 하지만 뭐 어둠 속에서 미시령을 오르고 내려오는 것도 나름 좋다.ㅎㅎ

 

 

전철 환승시간이 잘 맞으면 좋으련만 이촌역에서 용문행 두번째전철로 갈아 타려했는데 간발의 차로 놓쳤다. 두번째차를 탈 수 있으면 1시간 정도 여유를 가질 수 있을텐데.

 

 

가을. 도로변에 코스모스가 한창이다. 구름이 해를 가려 달리기가 한결 수월하다. 자외선은 여전할지라도...

 

며느리재터널 말고 임도로 돌아가고 싶었는데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그냥 터널을 통과한다. 뭔괴물이 덤벼드는 듯한 굉음. 현기증이 인다.

 

한참을 달렸는데 속초는 아직도 92km나 남았다.

 

연이은 태풍을 잘 이겨낸 들판

 

 

 

인제대교 옆으로 있는 옛길. 인제터널통과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길도 이쁘고 해서 인제대교 옆에 있는 군축교를 건너 가넷고개를 넘는다.

 

가넷고개에서 내려다 본 저 멀리 군축교와 인제대교

 

46번국도옛길. 이쁘다. 단풍이 들면 아주 멋질듯

 

 

 

 

 

 

 

이제 속초까지 36km가 남았단다. 어둠기 전에 미시령을 넘으면 좋은데...

 

 

 

엉금엉금 페달질로 드디어 도착한 미시령 정상. 카메라가 주인을 무시한다. 내장플래시가 어쩌다 한 번씩만 작동을 하니...쩝

 

어두움을 아주 싫어하지만 이젠 많이 극복되었는가보다. 어둠 속에서 터미널을 향해 달리는 것도 재미있었으니...^^

 

미시령을 시원하게 내려오고 싶었는데 라이트가 부실해 소심하게 내려오다 본 속초시내. 흔들림 작렬...하도 심하게 뭉개져서 기념으루다가...

 

부실한 불빛에 의지해 소심하게 미시령을 내려오다 보니 어둠 속에서 어렴풋이 울산바위의 모습이 보인다. 아쉽다. 환한 시간이었다면 멋진 산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텐데...부지런히 내달려 속초 시내에 이르고 물어물어 고속버스터미너에 도착. 8시30분 발 강남행 버스가 출발 직전이다. 후다닥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자전거를 버스에 싣는다. 버스에 올라 앉으니 물먹은 솜처럼 몸이 무겁다. 차창 밖 어둠을 내다 보니 좀 전에 힘들게 페달질 하던 길을 되돌아 달리고 있다. 문득 '이게 뭔짓이냐?'는 생각이 든다. 후후후 누가 시킨다고 하겠는가. 바람이 있다면 자전거에 패니어 달고 시간에 좇기지 않고 여기보고 저기보고 여유롭게 다녀보고프다는 것. 아직까지는 그저 바람일 뿐이니 틈틈이 짬짬이 나돌아 다닐 수 있음에 감사해야지.

'두바퀴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온 날  (0) 2012.12.07
정선 만항재_백운산 임도  (0) 2012.10.26
경술국치 102주년_중명전과 아관탑  (0) 2012.08.29
철원 백마고지/노동당사  (0) 2012.07.08
삼길포항/삼길산임도-웅도  (0) 2012.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