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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의항리 계목항에 다녀오다.

by 느린바퀴 2008. 1. 29.

태안에서 발생한 원유유출사고 소식을 듣고 그대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허접한 체력 탓에 나서지 못하고 스스로 비겁한 게 아닌가 불편해 하다가 냄새가 가신 오늘에서야 다녀왔다.

오늘 할 일을 미리 해두려 어젯밤을 꼬박 새워 일하다 5시30분 쯤에 라면 하나 끓여 먹고^^ 6시30분 출발...

서해대교를 건너 한참을 달려 도착한 소원면 의항리...많이 정리된 모습.

처음엔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지만 잠시 있다보니 서서히 코를 자극하는 냄새...으~

초기에 왔더라면 난 아마도 잠시도 못견디고 그대로 넘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사고 초기에 다녀간 사람들이 무지 존경스럽다.

그래도 한숨도 안자고 밤을 꼬박 새워 일한 후인데도 잘 견디고 온 걸보니 많이 좋아진 거 같지?!ㅎㅎ

얼핏보면 깨끗하니 닦을게 없는 듯 싶었지만 바위, 돌을 닦다가 사이사이를 파보면 시커먼 찌꺼기들이 계속 나온다.

얼마나 파고 닦고 했는지 아직도 손끝이 얼얼하다.

이 모든 게 원상태로 복원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런지. 그래도 희망이 보인달까... 바닷새 한마리가 날아간다. 지으시고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하신 그분의 세계를 이렇게 망치다니...상황이 된다면 다시 갈 기회를 찾아봐야겠다.

나 자신만을 위한 흔적으로 대충 똑딱이 막샷을 좀 날려봤다.

카메라를 가져갔지만 차마 꺼내지도 못하고 차 안 배낭 속에 그대로...

행담도...차창에 김서림이 심하다. 간신히 멀미를 이겼다.

 

차창 너머로...나중에 자전거타고 다시 가보려고 갓길을 유심히 살펴본다.

 

 

 

 

 

  약 3시간 정도 달려서 도착한 의항리 계목항

 

 대체로 깨끗한데 돌들이 시커멓다. 

 

물이 덜 빠져서 잠시 서성이다...일손이 좀더 필요한 외진 곳으로 갔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웠음.

 

저기 바위 위에 하얀 점 같은 것이 새다. 갈매기인가...무지허니 반갑다, 새야.

 

작업장으로 가는 고갯길. 이번 사고로 만든 길인 듯

 

저 아래가 작업장...

 

아줌마 같다고만 생각해 온 서해도 으르렁거린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 :o) 으르렁거리는 파도소리가 참 듣기 좋다.

 

잠깐이라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그 동안 마음이 불편했는데 다녀오니 좋다. 기회가 되면 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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