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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로

예산 예당호 동편 마을길

by 느린바퀴 2018. 5. 19.

며칠째 이어지는 맑은 하늘. 전철에 자전거를 싣고 신창역으로 간다. 오늘은 예당호 동편에 있는 마을들을 지나보기로 한다.

신창역-석당리-645번지방도-가마고개골-32번국도-616번지방도-형제고개길-예산역의 순으로 달려서 속도계에 찍힌 거리는 약 47km. 원래 계획은 616번지방도는 전에 몇 번 달려봤기에 좀더 아래쪽으로 내려가 다시 645번지방도를 타다가 고개골로 들어갔다가 형제고개길을 타는 것이었는데 생각 없이 달리다 보니 익숙한 길로 들어가는 바람에 경로를 잘라먹었다. 배고픈 것도 아니었건만...잘라먹은 경로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가을에 마저 이어달리지 뭐.

 

정말 맑은 날이다. 이미 모내기를 한 논도 많고 모내기가 진행 중인 논도 있고 준비 중인 논도 있다.

 

 

 

화려하게 멋지다기 보다는 평온하고 고요한 풍경들. 그래서 더 마음이 편안해진달까. 특정 대상이 있는건 아니지만 뭔지 모르게 머리 속에 '아름답다'라는 단어가 맴돈다. 이 순간 살아있음이, 다시 패달을 저어 바퀴를 굴릴 수 있음이 눈물나도록 감사하다.

 

 

 

헌데 바람이 좀 강하다. 그것도 맞바람, 늘 그렇듯이.

 

 

 

가마고개골 오르막. 대형 덤프트럭이 자주 지나간다. 뚜렷한 갓길은 없지만 통행차량이 많지 않아 그리 위험하지 않다.

 

 

 

오르막 정상에 이르니 머리가 벗겨진 산이 보인다. 음...덤프트럭이 많이 다니는 이유인가?

 

 

 

맑은 햇살이, 싱그러운 초록이 좋다.

 

 

 

시산리를 지난다.

 

 

 

시끄러운 32번국도. 탑차 한 대가 지나며 마이크에 대고 뭐라 한다. '자전거 %&^#@$*%$@.' 자전거라는 단어 밖에 못알아 들었다. 혹 자동차 전용도로인가 살짝 불안해 하는데 오호라~ 건너편 차선으로 싸이클 한 대가 지나간다. 생각해 보니 몇 년 전 두어 번 달렸던 도로인데 웬지 낯설게 느껴진다.

 

 

 

 

 

원래 계획엔 없던 616번지방도를 달린다. 검색할 땐 잊지말고 이 길로 가지 말아야지 했었는데...이누무 덜렁이. 여튼 그렇게 녹문리를 지나 형제고개길에 접어든다.

 

 

 

형제고개길은 무봉리-탄방리-대률리-갈신리로 이어진다

 

 

 

길 옆 밭에서 일하시던 할머니가 고개를 돌려 처다보신다. 시선이 마주친다. 말없이 고개를 숙여 목례를 한다. 미소를 띠시며 역시 고개를 숙여 목례로 답하신다. 기분좋게 페달을 저어간다.

 

 

 

형제고개길 오르막 중 하나의 정상

 

 

 

 

 

 

 

520여년이 되었다는 느티나무 그늘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한다. 보호수를 알리는 팻말이 언제 세워졌나? 1982년에 보호수로 지정됐다는데 나무 수령에 30 정도를 추가해야 되는건가...

 

 

 

 

 

한적하고

 

 

 

고요하다.

 

 

 

가끔 들려오는 경운기 소리와 새소리만 있다.

 

 

 

 

 

예산읍이 가까워진다.

 

 

 

예산역에 도착하니 4시 46분. 일정을 마치기엔 이른 시간. 신창역까지는 약 18km 정도를 더 달리면 된다. 더 달릴까 잠시 생각하다 그냥 기차를 타기로 한다. 이전 같으면 자전거 탄 것 같지 않게 느껴지던 거리지만 당분간은 50~60km 정도로 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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