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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로

신창역-삽교천 함상공원/맷돌포선착장-삽교천터미널

by 느린바퀴 2022. 6. 19.

1호선 하행 종점이 천안역이던 시절, 평택역에서 출발해서 달려갔던 삽교천 함상공원을 다시 가보다

 
갈수록 짙어가는 귀차니즘에 지도검색을 귀찮아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복습 라이딩을 생각하게 되고 오랜만에 삽교천 쪽을 달려보기로 한다.
하지만 예전에 평택역을 출발해 시끄러운 34번 국도를 달렸던 코스가 아니라
이번엔 신창역을 출발해 좀 더 한적한 길, 주변 마을길들을 달려서 가보기로 한다.
 
평일이라 출근시간을 지나고 전철에 탑승할 예정이니 시간이 널널하여 여유롭다.
헌데 너무 여유를 부렸나보다. ㅎㅎ
역에 도착하니 타려던 전철이 출발한다. 앗~! 기억의 오류다.
1호선으로 갈아탈 전철의 출발시간을 집에서 출발하는 전철 시간으로 착각했다. 이런~
신창행은 한 시간에 두 번. 천안에서 한 번 더 환승하며 최단시간으로 신창역에 도착할 계획이었는데 결국 예정한 시간보다 1시간 가까이 늦게 신창에 도착한다.
뭐...괜찮아. 신창역으로 회귀하려던 계획을 수정해 삽교천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면 되지 뭐.
편한 마음으로 출발한다.
 
신창역 - 623번지방도 - 21번국도 - 향산사거리에서 우회전 후 신통길 -645번 지방도 - 623번 지방도 - 아산만로1578번길 -삽교천방조제 -함상공원 - 맷돌포선착장 - 삽교천시외버스터미널의 순으로 달려서 총거리는 약 41km
 
전철에 질서지킴이라고 쓰인 조끼를 입으신 분이 전철 안에 붙어 있는 광고지들을 떼며 다니다가
자전거를 보고는 '자전거 보관 @#$#@#'라 하신다.
"예?" 하니 미소지으며 "자전거 보관 잘하셨어요. 자전거는 저렇게 접어서 깔끔하게 보관해야 해요"라고 하신다. 아 예~ :D

 
뭔가 오늘은 마음이 따뜻한(?) 느낌이랄까..
전철이 온양온천역에 도착하니 안내방송이 나온다.
신창역의 엘리베이터가 고장이라 사용할 수 없으니 꼭 엘리베이터를 사용해야 하는 사람은 온양온천역에서 내려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라고.
신창역에 도착해 자전거를 들고 계단을 내려갈 생각을 하니 기운이 빠지는 듯하다.
사람들이 계단을 다 내려가길 기다리며 아무런 표시도 없는 엘리베이터를 바라보다가 미화를 담당하시는 분과 눈이 마주친다. 타라신다. 오~ 작동 중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는 작동 중이고 개찰구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고장 중이다.
신창역은 전철에서 내려서 지하통로로 내려갔다가 다시 개찰구로 올라가야 한다.
이번엔 도저히 개찰구로 자전거를 들고 올라갈 자신이 없어서
에스컬레이터를 타려고 사람들이 다 올라가길 기다리며 서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자꾸 힐끔힐끔 처다보며 지나신다
그러다 돌아보며 말씀하신다. "도움 필요해요?"
"아뇨. 괜찮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소한 일이지만 작은 것에도 힘들어하며 약해진 지금 모든 것이 다 고맙다.
 

 
21번국도를 달리다가 향산사거리에서 우회전해서 신통길을 달린다. 길이 한적하고 아주 좋다. 
근데 속도가 나질 않는다. 맞바람인데다가 약하지만 아직 다리 통증도 있다. 
뭐 급할 게 있나. 장거리도 아니고 천천히 가도 좋지.
날씨가 정말 좋다.

 
645번지방도를 달리는데 갑자기 자전거가 주저앉는다. 엇? 멈춰서 살펴보니 뒷바퀴 펑크다.
바퀴를 분해하고 살펴보니 못이 박혀 있다. 헐~

자전거 탄 지 18년째.  여섯 번째인가 일곱 번째인가 맞이하는 펑크, 미니벨로는 5년만에 첫 펑크.
하필이면 출발이 늦은 날에 펑크까지 나다니. 하지만 그래도 감사한 것은 지나온 갓길 없는 도로가 아니라 인도가 있는 곳에서 펑크가 났다는 것. 편안한 마음으로 자리를 잡고 튜브를 교체한다.

평크난 자리 기념샷. 군덕교차로

도로 옆으로 데크길이 보인다. 
예정에 없던 곳이지만 궁금해서 데크길로 가본다.

데크길 끝에 폐철로가 있다.   장항선 폐철로의 일부인 듯하다. 

 
623번지방도를 달리다가 문방교차로에서 좌회전하여 아산만로1578번길을 달린다.
갓길이 없고 간간이 덤프트럭이 오가지만 그래도 한적한 편이라 달리기에 좋다

 
아산만로1578번길에서 34번국도로 좌회전 하려는데 왼쪽으로 자전거도로가 보인다.
엇? 뭐지? 하고 횡단보도를 건너 자전거도로를 달리다 보니 삽교호 옆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가야할 방향이 아니므로 되돌아 나와서 다시 34번국도를 타고 삽교천방조제로 간다.

 
오랜만에 건너는 삽교천방조제

어설프게 공부한 다큐멘터리에 의하면
고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한 마지막 공식행사가 바로 이 삽교천방조제 준공식이었단다.
박 대통령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생각할까....ㅠㅠ

 
함상공원에서부터 맷돌포선착장까지 해안선을 따라 데크길이 설치되어 있다

 
해안선을 따라 달려 음섬포구를 찍고 마을길들을 달려볼 예정이었는데
출발이 늦은데다가 평크 수리하면서 시간도 지체되고 해서 맷돌포선착장에서 돌아선다.
조금은 이르지만 이쯤에서 일정을 마무리 하기로 한다.
터미널로 가서 7시10분 출발 수원행 버스표를 구매하고 시간이 남아서 다시 함상공원 쪽 바닷가 벤치에 앉는다.
생각해 보니 하루 종일 물 밖에 먹은 것이 없다.
시원한 음료수를 하나 사고 가져간 행동식을 하나 꺼내 먹고 있는데
갈매기 두 마리가 바로 앞으로 날아와 쳐다보고 있다. 야~ 너네들 줄 건 없어.
아무것도 얻질 못하니 녀석들이 소리를 지른다.
옆쪽에 있던 사람이 말한다. "얘들은 아무것도 안주면 똥싸고 날아가요."
으하하하

 
다시 터미널로 와서 자전거를 접어놓고 버스를 기다린다.
어제 자전거를 사서 처음 타고 나왔다는 청년과 잠시 대화를 나눈다.
자전거라는 공통점을 가진 밝은 사람과의 대화는 반갑고 즐겁다.
늘 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을 하길 기원한다. 
 
멀리 보이는 대회전관람차 뒤로 곧 해넘이가 시작되려는 듯하다. 보고싶은데..
달리는 버스 안에서 얼핏 본 유난히 크고 붉게 보이는 핏빛 태양이 너무나 멋지다.
사진을 찍으려 폰을 꺼내고 보니 이미 시야에서 사라졌다. 아~
대중교통을 이용한 당일치기 여행의 단점은 이렇게 멋진 일몰이나 일출 또는 야경 등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해넘이가 6시대에 이루어질 때쯤 다시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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