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로

신창역-청양 광금리-광천역

느린바퀴 2012. 4. 21. 00:30

원래는 대청호일주를 할 작정으로 새벽부터 준비했는데, 확인해 보니 돌아올 기차표가 매진...헉~ 해서 시외버스를 탈 생각으로 급히 코스검색을 다시 하다 보니 시간만 흐르고. 에잇~ 다음을 기약하고 일이나 하자고 준비 중에 눈에 띄는 사진 한장과 청양 광금리의 벚꽃이 만개했다는 기사. 오호~! 다음주에 갈 예정이었는데...주말엔 비도 온다고 하니 그렇다면 가야지. 컴 끄고 주섬주섬 준비를 하고 전철역으로 향한다. 아무때나 내킬 때 떠나는 게 홀로잔차의 장점이랄까?!!

 

여튼 신창역에 도착하니 시간은 이미 정오가 훌쩍 넘어 오후1시가 다 되어버렸다.

갈 수 있는 데까지만 가자 생각하고 페달질을 시작한다. 워메~ 이게 웬일이랴?! 거의 날아가는 수준이다.

아~ 물론 오르막에선 여전히 시속 5,6km로 속도가 떨어지기도 하지만 청양 광금리까지 2시간 남짓 걸렸다.

신창역-청양 광금리-광천역으로 돌아 총거리는 87km.

 

지방도로들이 새로 정비가 되어 상태가 좋고, 갓길이 넓지 않은 구간도 쬐끔 있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하다.

광금리-장곡리 구간이  한국의 아름다운 길100 중 하나이고 벚꽃이 장관이라고 해서 많이 기대했었는데

아직은 완전한 만개가 아니어서인지 날씨가 그다지 쾌청하지 않고 출발이 너무 늦어 마음이 분주해서 제대로 누리지 못해서 그런지 뭔가 살짝쿵...1% 정도 부족한 느낌이다. 하지만 좋다.

 

출발이 워낙 늦었기에 어둡기 전에 일정을 마쳐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사진은 거의 생략...

 

오랜만에 쾌속질주하다가 잠시 숨을 고르며 길을 찍어본다.

 

마을도 찍어보고,,, 산촌마을인 청양군 대치면 광금리는 너븐밭(廣田)과 쇠밭(金田)이 있다. 너븐밭은 마을에 매우 넓고 긴 밭이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쇠밭은 과거에 이 밭에서 쇠를 캐낸 적이 있어서 쇠가 나오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이름 붙여졌다. 광금리는 일제시대 때 바뀐 지명으로 지금도 광금리보다는 '쇠밭'이니 '너른밭'이니 하는 옛지명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갈림길에서 길을 선택하지 못해 지나는 차를 붙잡고 물었는데 광금리는 모르고 칠갑대교, 장곡사 등으로 물으니 그때서야 아~ 하면서 알려주더라는... -,.-;;

 

포인트를 찾아내는 사진가들이 존경스럽다. 자전거 타고 시간에 쫓기다 보니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그냥 멈춘 자리에서 마구 셔터를 누른다.

 

언제나 그렇듯이 좋은 결과물은 그저 희망사항일뿐...

 

 

 

 

 

사진에 대한 미련을 접고 시원하게 내달려본다. 최고속도 57km가 찍혔다.

 

셀카놀이도 해보고

 

이제 광천역을 향해 가야한다. 지천구곡로를 달린다. 길마다 고유명칭이 있으니 초행길이라도 길찾기가 아주 좋다.

 

나는 윗길로 갈테니 마주오는 그대들은 아랫길로 오시오~

 

 

가끔 한 두대의 차가 지나갈 뿐 길이 참 한적하다

 

 

서서히 광천읍에 접어든다.

 

느긋하게 옛정취가 묻어나는 풍경들을 담아보고 싶지만 경황이 없다. 아까워하며 지나치고 또 멈추고 보면 그다지 좋은 대상물이 아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광천역.

 

 

 

기차에 휄체어석이 있어 유용하다. 물론 임자가 오면 비켜줘야 하지만. 오늘은 기차좌석이 아주 좋다. 물론 자리주인이 오면 자리를 내주어야 하지만. 출발 시 전철에서부터 나뒹굴고, 광천읍에 들어갈 무렵 체인이 크랭크에 끼어 움직이지 않는 바람에 잔뜩 긴장하게 만들었던 녀석. 그래도 별 문제없이 쌩~쌩~ 아주 잘 달려줘서 고마운 녀석이다. 오래 잘 견디어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