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로

날씨가...

느린바퀴 2010. 8. 18. 21:56

삼한사온이 있고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있는 겨울이 좋은데 한반도의 기후가 아열대로 바뀐다니...

도대체가 요즘의 날씨는 종잡을 수가 없다. 문득 스콜(squall)이란 단어가 생각나는데...쩝~!

햇볕이 쨍~하길래 주섬주섬 챙겨 수리산 체육공원 뒷길로 올랐는데 오르기 시작하자 마자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에잉~하며 되돌아 내려오다 아쉬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안장을 비닐로 싸고 나무 밑에 서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니

또 금방 해가 다시 나오고, 해서 달리는데 또 비가 쏟아진다.

비에 노면이 젖어 시원하게 한 번 미끄덩하고 걍 4단지쪽으로 내려왔는데 하늘이 또 맑아요...참나..

그냥 집으로 향하긴 아쉬워 이번엔 8단지 약수터쪽으로 올가는데 하늘이 또 으르렁거린다.

잠시 멈춰 고민하다가 걍 옆에 흐르는 물줄기에 흙범벅이 되어버린 바퀴를 씻고 귀가.

뭐...우중라이딩도 좋지만 번개도 좀 무섭고 자전거 청소하기가 귀찮아서리...

전날 수리산임도에서 만나 잔차계의 미래. 로드바이크를 구입하려 용돈을 모으는 중이라는 최군. 임도를 같이 돌았는데, 수리산은 두번째라는데 21단철티비로도 정말 잘탄다. 길을 비켜주는 등산객에게 '감사합니다' 인사할 줄도 알고, 붙임성도 있고, 등등. 참 이쁜 학생이란 생각이다,

최근에 비가 많이 오긴 많이 왔는가보다. 체육공원 뒷길로 임도5거리로 가는 길에 아카시아 나무 한 그루가 쓰러져 있다. 여기저기 움푹 패인 곳도 많고...덕분에 페달이 흙에 박히기도 하고, 나무에 걸리기도 하고 돌에 붙들리기도 하고...역시 크랭크를 바꿔야 혀...

가려고 계획한 곳이 많은데 더위 때문에 꼼짝도 못하고 있으니...아쉬운대로 수리산이나 열심히...가까운 곳이라 일하다가도 꾀가 나면 잠시 기분전환/운동 삼아 혼자 올라 2~3시간 동안 휘리릭~ 돌고 내려오곤 하는데 꼭 한 사람씩은 묻는다. '혼자 올라왔어요? 이그~ 같이 다니지...' 막간을 이용해 잠시 뒷산 한바퀴 도는데 동행까지...그리고 내겐 좀 고난이도인 나무뿌리가 드러나고 울퉁불퉁한 오르막을 끌고 올라갈라치면 간혹 내려오는 사람이 비수를 꽂는다. '에이~ 타고가요~'  그럼 그냥 으허허허 헛웃음이 나지...에고고~ 여튼 겨울은 언제나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