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로

아산-예산 조금씩

느린바퀴 2009. 7. 3. 01:23

자전거를 탈 수록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자연에 가까워질 수록 몸을 움직여 땀흘리는 수고가 자연스럽고, 귀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귀농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뭐...그냥...어쨌든 컴퓨터 모니터와 눈싸움만 하니 거의 탈진상태가 되고 다음 일을 시작하기 전에 잠시 눈과 마음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잔차타고 나선다. 사실 시야가 탁트인 바다가 보고 싶었지만 널널하게 예산 대술면에 있는 수당 이남규선생의 고택을 둘러보고 아산 봉수산에 있는 봉곡사 가는 소나무숲길을 둘러보기로 한다.

소나무숲길은 소문대로 멋지다. 포장된 길이 아쉽지만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다. 

 

 

 

 

 

예산 대술면에 있는 수당 이남규선생의 고택입구

 

사랑채. 수당 이남규(1855~1907) 선생은 조선시대 말기 일제침략이라는 민족적 위기에 맞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앞장섰던 분이시다. 일제의 회유에도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고 결국 그의 아들, 가마꾼과 함께 일제 만행에 순국하셨단다. 체포하려는 일본군에게 '선비는 죽일 수 있으되 욕 보일 수는 없다'(士可殺 不可辱)라며 당당히 맞섰었다고...이런 피흘림을 딛고 오늘을 사는 나는 역시 빚쟁이다.

궁궐과 사찰의 기둥은 둥글고 일반가옥의 기둥은 사각이란다. 일반가옥이 둥근기둥을 사용하면 그것은 일종의 반역의...?! 

칫간 주변이 이리 멋지다니...^^

이런 굴뚝을 보면 괜히 좋다. 

 대문소리가 귀신을 부르기도 하고 쫓기도 한단다. 열린 대문을 걍 한번 닫아봤다. 소리가...고택임을 말해주더라는..^^

휘리릭 둘러보고 나오다 만난 해설사와 대화중 수당선생의 후손이신 은퇴하신 교수님이 나오셔서 더운데 들어와 시원한 거 먹고 가라셔서 고택 내실로 들어가 시원한 수박도 먹고 교수님께 여러가지 유익한 말씀도 듣고... 특히 돌의 결이 남쪽을 향한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대청마루가 너무 시원하다. 역시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사진이 기울어졌네... 

시원한 대청에서 시원한 수박을....다시 출발하기 전에 해설사께서 시원한 비타민 음료수 한병을 또 주시고...속이 든든했다는...  :o)

걍 앉아서 대충...굽은 나무도 그대로 이용해 자연스런 멋이...  

중간중간의 길...갓길은 없어도 한적하니 달리기 좋다. 

 

 

 

요것은 담배나무...보자마자 담배?!하는 생각이 든 것이 어렸을 때 고향에서 본 적이 있었던가?  

 

 

 

송악저수지 옆길. 덜컹덜컹 달리기 좋다. 송악저수지도 그렇고 지나쳐온 다른 저수지들도 그렇고 저수지 바닥이 많이 드러나 보이는 것이 비가 좀 많이 와야할 것 같다. 이러다 정말 우리나라가 물부족국가가 되는건 아닌지...

 

또다시 아파오는 무릎. 대체 뭐냐? 고개를 많이 넘어서 그런가...잠시 서서 스트레칭 

다시 오르는 갱티고개. 반대쪽으로 올라오는 것은 생각도 하기 싫다.^^ 내리막에서 살짝 브레이크를 잡았는데 속도가 58km가 나온다. 그냥 내리쏘면 70km를 훨씬 넘을 거 같다. 다음엔 브레이크를 잡지 말고 내려가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