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로

장고항(당진)-삼길포항(서산)

느린바퀴 2008. 5. 4. 15:21

평택역부터 출발할까 하다가 천천히 여유롭게 다니려고 안양역 앞에서 당진행 시외버스에 자전거 싣고 출발. 원래 계획은 당진터미널-석문방조제-장고항-왜목마을-대호방조제-삼길포항-당진터미널로 넓게 한 바퀴 돌려고 했는데 출반 전 경로검색을 여러 가지로 했던게 화근...헷갈리는 바람에 예정과 다른 경로로 접어들어서 석문방조제를 달리는 것은 다음 기회로 넘기고 장고항을 향해 달린다. 615번지방도는 그간 달려본 다른 지방도완 달리 왕복4차선으로 넓고 시원하다. 그 외는 갓길이 없는 곳이 많지만 주변 풍경이 정말 마음에 든다. 달리면서 '이야~! 바로 이거야!'를 연발하며 달린다. 새들의 움직임 때문에 송홧가루 날리는 모습도 오랜만에 보고...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가까울 수록 더 행복해지는 것 같어.^^

속도계를 보니 총 112km. 정말 오래만에 100km을 넘겼다.

 

 

 

 

 

  

 

 

 

 

 

 

 

 

 

 

 

 

 

 

 

 

 

 

 

 

 

 

  

 

 

 

 

 

 

 

 

 

 

 

 

길가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뱀을 보고 기겁을 하기도 하고, 날아올라 도로 건너편으로 날아가던 참새가 달리는 대형트럭에 부딪쳐서 길가로 떨어지는 것도 목격하고...얼마나 아팠을꼬...녀석 비명을 지르며 길가로 떨어지다가 나를 보고는 혼비백산 풀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다가가서 보니 꼼짝도 않고 그대로 있다. 죽은건가...으이그 잠시 지켜보다가 무사하길 빌며 그냥 출발.

당진군은 한창 개발 중인 것 같다. 터미널도 개끗하고 넓게 새로 건설한 것 같고, 시내가 번화하다. 하지만 외곽으로 나가니 너무 한적해서 길을 몰라도 물어볼 곳이 없다. -,.-';  한 번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가 잠시 멈춰서서 어쩔까 생각하는데 길 건너편으로 달리던 차안에서 힘내라고 외쳐준다. 자신도 자전거동호회원이라며. 길을 묻고 싶었지만 반대차선이라...고맙다며 그냥 가던 길로 계속 진행. 어떤 차는 지나가며 창문 밖으로 팔을 내밀어 주먹을 쥐어 보여준다. 뭐냐? 화이팅인가 모욕인가 잠시 생각했는데 화이팅을 외쳐준 것으로 결론 내림. ㅎㅎㅎ 돌아오는 길에도 제대로 가나 싶어 잠시 섰지만 역시 물어볼 곳이 없다. 해서 지나가는 차 붙잡아 세워 물었다는...ㅎㅎ 친절한 길안내 덕분에 편한 마음으로 무사히 다시 당진터미널에 도착, 6시20분발 안양행 버스에 오른다.

오랜만에 100km를 넘겨 달려서인지 차안에서 자꾸 존다.ㅋㅋ 한 순간 깜짝 놀라 눈을 떠보니 광명고속철역사가 눈에 들어온다. 헉~! 안양 지나쳤나 싶어서 내리는 사람들을 따라 내려서 짐칸문을 열고 계신 운전기사님께 안양 지난거냐 물으니 '안양? 안양은 다음!'하면서 도로 짐칸문을 닫고 어여 다시 타라신다. ㅋㅎㅎㅎ 나 내리는 걸 보시고 복잡한 곳이니 얼른 출발하려 아저씨가 뛰어내려 자전거를 꺼내주시려 하신 것. 

이번엔 새삼스럽게 옷의 색깔에 대한 생각을 했다. 색이 주는 이미지. 떼거리잔차질에선 별 문제되지 않겠지만 홀로잔차질에선 옷의 색깔도 신경을 쓰는게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안전을 위해서 보는 이게 강한 인상을 주는 색으로 입는 것이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