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큰길(공주-부여)
화창한 줄 알았지만 뿌옇고 살이 따가울 정도로 무지 더운 날씨.
할 일이 있지만 토요일이니까 '나도 주5일제 할껴~!'를 외치며^^ 공주로 향했다. 물론 전철타고 버스타고...당일치기니까. 바퀴 분리해서 전철에 오르니 사람들이 놀래서 묻는다. '왜 그래요? 바퀴 고장났어요?' :o) 여튼 오늘 나들이의 목적은 금강을 따라 공주에서 부여로 이어지는 백제큰길(651번지방도)을 달려보는 것. 그리고 공주에선 공산성(웅진성)과 무령왕릉, 부여에선 부소산상(사비성)과 궁남지를 둘러보는 것... 하지만 역시 당일치기는 시간의 압박이 크다. 자전거 탈 거리가 50km이하로 예상되어 시간이 널널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공산성에서 예정보다 너무 많이 놀아서 무령왕릉은 그냥 통과하고 궁남지는 가지도 못했다.ㅎㅎ 하긴 도시 하나를 하루에 다 돌아보기도 그리 쉽지는 않을거다.
인터넷 검색으론 부여터미널에서 막차가 8시20분이었는데 느긋하게 6시 45분쯤에 터미널에 도착하니 막차는 이미 떠났단다....크헉~~ 천안행도, 수원행도, 안산행도 없단다...시골이라 차가 일찍 끊어진다고...잠시 당황스러웠는데 공주로 가면 차가 있대서 다시 공주를 거쳐 천안으로, 천안에서 전철로 귀가...
터미널에서 금강쪽으로 가서 건너는 다리. 오른쪽은 승용차로 왼쪽은 자전거로. 돌아올 때보니 야경이 이쁘던데 차 안이라...
다리를 건너자마자 왼쪽에 있는 공산성(웅진성). 인터넷 검색엔 입장료 800원, 허나 실제 가보니 1200원.역시 인터넷자료를 맹신해서는 안돼. 인터넷 자료 믿었다가 막차 놓치고 하마터면 집에도 못올 뻔 했잖어.
공산성에서 수문병교대식을 보다...4월부터 10월까지 7,8월 우기를 제외하고 주말 2시부터 1시간 단위로 수문병교대식을 한단다. 초상권 때문에 사람을 찍을 생각이 없었는데 이 분 자꾸 포즈를 취해준다...그럼 찍어주는게 예의지?!^^ 찍사가 허접해서 미안할 뿐이지 뭐. 초상권보호를 위해 눈은 가리고...군사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다 대학생 혹은 유(?휴)학생들이란다..오늘 같이 더운 날씨에 한 시간씩 서있으려면 무지 힘들었을게다. 그래서 임무교대하고 퇴장하는 이들에게 박수를...
백제오가닉바...이게 뭔가 한참 고민했다. 나중에 보니 organic bar였다는... -,.-
햇살 정말 강했다...
약 2.7km 정도되는 성벽 위를 잔차로 돌아보려고 했는데 장난이 아니다. 처음에 이렇게 양호한 코스였는데 갈수록 거철어지더니...
결국은 이렇게 거의 낭떠러지 분위기로 바뀌었다. 끌바와 들바, 나중엔 멜바까지...처음으로 멜바했다가 작은 키 더 찌그러질 뻔 했다.
공사천막이 아쉬운 연지
몇몇 사람이 이젤세워 놓고 그림을 그린다...순간 가슴이 셀레인다...이젠 어떻게 그리는 지도 잊었는데..
공산성(웅진성)을 나와서 이젠 부여로 향한다. 너무 뜨겁다
백제큰길로 접어 들어 간다...
왼편엔 금강이 흐르고
도로의 갓길도 넓은데 옆에 자잔거도로가 있다. 금강을 더 가까이 보며 달리기 위해 푹신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자전거도로로 달린다. 여기서 잠시 멈췄다가 다리가 출렁이는 바람에 어찌나 놀랐던지..ㅎㅎ
아마도 저 다리는 천안-논산간 고속화도로일게다.
우와~정말 너무 뜨겁다. 살이 따가울 정도로...6월 이후에나 느낄 만한 열사병 증상이 인다. 두통과 안면통증, 경미한 호흡곤란...날씨가 왜 이 모양이냐...쩝~!
금강을 따라 달리는데 낚시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어떤 사람들은 가슴까지 빠지는 물 속에서...참 다양한 세상이다. 역시 모든 면에서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해 ㅎㅎㅎ
드디어 부여에 도착. 푹신한 자전거 도로는 여기서 끝나고 이젠 아직 공사 중인 40번국도로 이어진다. 부여쪽의 백제큰길은 아직 공사 중인 것 같다.
드디어 도착한 부소산성(사비성). 원래는 자전거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는데 퇴근시간이 지나서 나올 듯 해서 맡아주지도 못한다고 해서 부탁해서 타지 않고 끌기로 약속하고 자전거와 함께 입장했다. 입장료 2000원. 길이 포장되고 멋진 나무들로 이뤄진 숲...자전거로 달리면 무지허니 시원하겠더만 갈 때도 올 때도 그냥 끌바했다. 보는 사람이 없어도 약속은 약속이니까. 빈 말 하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
끌바가 더 힘들고 목이 말라서 매점에서 매실음료 하나를 사서 단숨에 다 마셨다. 살 것 같어!!ㅎㅎ 매점 아주머니가 힘든데 자전거 맡기고 다녀오라고 해서 저렇게 매점에 맡기고 낙화암으로 향한다. 낙화암까지는 계단이라 너무 힘들거 같아서...그런데 백제의 고도에 웬 스크림마스크냐구요??!!!
낙화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개인의 선택의 폭은 얼마나 허용될 수 있는가...절벽으로 뛰어내려야만 했던 이들의 절박함이...
세월은 바뀌어...이제 꿈꾸는 백마강에서는 저렇게 유람선이 다니고 있다.
황금빛 저녁노을을 가르면서....무상함이여...
고란사 아래?에 있는 유람선선착장
저렇게 버스에 싣고...천안으로...천안에서 전철로 집까지...
멜바에 끌바에 높은 기온, 강렬한 햇살까지...많이 피곤한데 정신이 맑다...